너무 뻔한 이름의 분홍머리 - 'Misunderstood' 앨범 재킷의 강렬한 인상 때문이었을까. 잘해야 Avril Lavigne 부류일 거라고 그리 큰 관심을 두지 않았던 그녀에게서 처음 제대로 한 방 먹은 건 2010년 그래미 시상식에서의 'Glitter in the Air' 공연이었다. 그래미 역사상 본상 무대에서의 무수한 명공연이 많았지만 당시 핑크의 이 공연은 정말 'legendary' 이하의 수식어를 붙이기 어려웠는데(왜 그런지 보면 안다) 그 때의 감동 이후 오랜만에 찾은 한 편의 동영상에서 이렇게 또 사람 심장을 벌렁거리게 할 줄이야. 정말 무서운 저력을 가진 가수인 것 같다. 그래미 무대만 해도 굉장했었는데 왜 진작 관심을 두지 않았을까.
린다 페리는... 역시 '99년쯤에 처음 이 곡을 들었으니(다시 한 번, thanks to 뮤직타워!) 그 때만 해도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입지를 굳히기 전이었던 걸 생각하면 역시나 감회가 새롭기는 마찬가지. 4 Non Blondes란 별난 이름의 밴드에서, 기괴하리만치 큰 입을 쩍쩍 벌리며 소리지르던 그 여자가 미국 최고의 몸값을 자랑하는 히트메이커가 될 줄은 나도 모르고, 아무도 몰랐으니. 내가 아는 해외 음악인들 중 정녕 성공해서 가장 뿌듯한 사람이다. 그 정도로 그 때 이 곡의 감동은 컸다.
여성도 강렬한 록을 할 수 있음을 몸소 보여준 선배에 대한 경외감을 듬뿍 담은 후배의 진심(핑크는 이 곡을 10년이나 불러왔단다), 그를 애정 섞인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선배의 여유와 관록, 이를 지켜보며 함께 노래하는 객석의 환호, 그 와중에도 심심찮게 터지는 위트 섞인 멘트들까지. (What? NineTEEN?) 그저 마냥 훈훈하다고만 하기엔 너무 진한 무언가가 녹아있는 공연이다. 생각나는 사람도, 녹아있는 추억도 많은, 진정한 내 인생의 노래 중 하나.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 나 말고도 많을 거다.

(1993년 데뷔 초의 린다 페리, 20년 후 통장 잔고가 1,800억으로 증가한다. 물론 달러.)
그러고 보니 이 곡 포스팅은 전에도 했음. 피아노 반주 하나로 멋진 독창을 들려주는 이 버전도 꼭 한 번 들어볼 만하다.








덧글
예전에 주다인이 예능프로 나와서 린다 페리 모창한다고 꺽꺽거리던게 생각나네요;;;
근데 통장잔고는...오타가 아닌가 생각되서 한번 언급해 봅니다.
'와... 25살이래... 완전 늙었네...' 생각하던 ㅎㅎ 철 모르던 시절 생각이 나 확확거려요 ㅎㅎㅎ
지금은 부르려니 민망한 나이가 되었네요. ㅎㅎ
추억... 생각나게 해주셔서 고마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