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면 캐롤 대신 꼭 들어야 할 곡 sound of music

성탄절이 가까워지면 내 의사와 상관없이 여기저기서 마구 울려대는 온갖 종류의 캐롤송을 너무 많이 들어서 정작 크리스마스가 되기도 전에 질려버릴 때가 종종 있다. 덕분에 언제부터인가 캐롤이 들리면 일단 인상부터 찌푸리게 되었는데 사실 이건 지지리 노래 못하는 가수들까지 너도 나도 한철장사 좀 해보겠다고 나서는 풍경에 질린 탓도 크다. (캐롤을 듣고 같이 즐길 애인이 없어서 이러는 게 절대로 아니다.) 아이돌 광풍이 몰아치고 있는 대한민국 음악계의 크리스마스 풍경에서 잠시 벗어나고자 TV를 끄고 이 곡을 듣는다. 1984년 이래 전세계 수많은 사람들의 고독한 저녁과 외로운 밤나절을 어루만져 주고 있는, 나의 동갑내기 노래... 정말 유명하고 좋은 곡들은 어느 가수가 불러도 빛이 난다고들 하지만, 진정 이 곡만큼은 정말로 노래를 잘하는 가수들만 불러왔다. 앞으로도 꼭 그랬으면 좋겠다.


(일단 재생버튼을 누르세요. 이 공연은 꼭 보셔야 돼요.)

원곡은 레너드 코헨이 불렀지만 연배가 좀 되는 이들은 존 케일의 곡으로 더 많이 기억한다. 젊은 사람들에겐 <슈렉 3>에 흐르던 루퍼스 웨인라이트의 버전이나 "X Factor" 우승자 출신 알렉산드라 부룩의 곡이 더 친숙할 것이다. 그 밖에도 밥 딜런, 셰릴 크로, 캐서린 젠킨스, U2의 보노까지 이 곡을 커버한 가수들은 정말 많다. 음악 좀 들었다는 사람들은 그 가운데서도 요절한 제프 버클리의 버전을 최고로 치는데, 개인적으로 케이디 랭(k.d. lang)보다 이 곡을 잘 부르는 가수는 못 본 것 같다. 전에 어느 블로그에선가 한 분이 케이디 랭을 두고 했던 말이 기억난다. "노래할 때의 그녀는 꼭 빨대같다. 노래에 완전히 몰입당한 채, 듣는 이마저도 완전히 빨아들이는 빨대." 개인적으로는 이승열의 목소리로도 이 곡을 꼭 한 번 들어보고 싶다.

(Bon Jovi의 Acoustic 버전)

("Hallelujah"가 담긴 앨범 <Grace> 한 장만 남기고 요절한 제프 버클리)

곡도 곡이지만 역시 레너드 코헨답게 가사도 일품이다. '아싸 크리스마스다' 일색인 캐롤송들 한가운데서, 낯설만치 침착한 태도로 수많은 수수께끼들을 던져주는 노랫말이다.

"Hallelujah"
(Music and Lyrics by Leonard Cohen)

Well I heard there was a secret chord
that David played and it pleased the Lord
But you don't really care for music, do ya?
Well it goes like this:
The fourth, the fifth, the minor fall and the major lift
The baffled king composing Hallelujah
Hallelujah Hallelujah Hallelujah Hallelujah
옛날에 다윗이 불러서 신을 기쁘게 한
비밀의 노래가 있다고 들었지요
허나 음악은 그리 중요치 않아요, 그렇죠?
그건 이렇게 시작할 거에요
넷, 다섯, 단조는 아래로 장조는 위로,
패배한 왕이 짓는 할렐루야의 노래
할렐루야, 할렐루야...

Well your faith was strong but you needed proof
You saw her bathing on the roof
Her beauty and the moonlight overthrew ya
And She tied you to her kitchen chair
And She broke your throne and she cut your hair
And from your lips she drew the Hallelujah
Hallelujah Hallelujah Hallelujah Hallelujah
당신의 믿음은 강했지만 물증을 원했고
그래서 지붕에서 몸을 씻는 그녀를 보았죠
그녀의 아름다움과 달빛에 넋을 잃었어요
그녀는 당신을 부엌 의자에 묶고서는
그대의 왕관을 부수고, 머리를 자르고,
그대의 입술에서 할렐루야, 를 외치게 했죠
할렐루야, 할렐루야...

Well maby I've been here before
I've seen this room, and I've walked this floor,
You know, I used to live alone before I knew you
And I've seen your flag on the marble arch
And Love is not a victory march
It's a cold and it's a broken Hallelujah
Hallelujah Hallelujah Hallelujah Hallelujah
전에도 여기 와본 것 같아요
이 방도 봤었고, 이 바닥도 걸어다녔죠
당신을 알기 전까지 난 여기서 살았어요
대리석 아치에 걸린 그대의 깃발도 봤었죠
사랑이란 승리의 행진이 아니에요
그건 차고 깨어진 할렐루야의 노래랍니다
할렐루야, 할렐루야...

Well there was a time when you let me know
What's real and going on below
But now you never show that to me do ya
But remember when I moved in you
And the holy dove was moving too
And every breath we drew was Hallelujah
Hallelujah Hallelujah Hallelujah Hallelujah
전에 당신이 내게 알려줬었죠
뭐가 진짜이고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그렇지만 이제 당신은 내게 보여주려 하지 않네요
하지만 기억해요, 내가 그대 안에 들어갔을 때,
신성한 비둘기도 함께 들어왔었고
우리의 숨결 하나하나가 곧 할렐루야의 노래였죠
할렐루야, 할렐루야...

Maybe there is a God above
But all I've ever learned from love
Was how to shoot at somebody who outdrew ya
And it's not a cry that you can hear at night
It's not somebody who's seen the light
It's a cold and it's a broken Hallelujah
Hallelujah Hallelujah Hallelujah Hallelujah
어쩌면 저 위에 신이 있을지도 모르죠
허나 내가 사랑으로부터 배운 것이라고는
나를 겨냥한 자를 먼저 쏴서 쓰러뜨리는 법뿐
그대가 밤에 듣는 소리는 울음이 아니에요
빛을 본 누군가의 소리도 아니에요
그건 차고 깨어진 할렐루야의 노래랍니다
할렐루야, 할렐루야...

I did my best, it wasn't much
I couldn't feel so I tried to touch
I've told the truth, I didn't come to fool you
And even though it all went wrong
I'll stand before the lord of song
With nothing on my tongue but Hallelujah
Hallelujah Hallelujah Hallelujah Hallelujah
난 최선을 다했지만 충분치 않았어요
느껴지지 않아서 만져보려고 했어요
진실을 말했어요, 그대를 속일 생각은 없었어요
하지만 그럼에도 모든 일이 엉망이 되었어요
이제 난 여기 노래의 신 앞에 서서
오직 할렐루야만을 부르며 기다려야죠
할렐루야, 할렐루야...


덧글

  • 2009/12/22 21:35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nathan 2009/12/23 02:19 #

    k.d. lang 누님은 저보다 갑절은 많으시죠. 하하.
    제가 포스팅했지만 정말 종교와 관계없이 벅찬 감동을 주는 곡입니다.
  • 대마왕 2009/12/23 01:51 # 삭제

    죽은 사람 중에 단 한 명만 살리라고 하면 제프 버클리 고를 거 같아요. 단 한 장의 앨범을 매년 듣는데도
    느낌이 늘 다릅니다. 작년의 그레이스라던지 올해의 그레이스 같은 느낌으로 말이죠.
    전 크리스마스 시즌이면 항상 Tracy Chapman의 O Holy Night 찾아서 들어요^^
  • nathan 2009/12/23 02:24 #

    그렇잖아도 <Grace> 앨범은 어느 택배사를 통해 며칠 안에 제 손에 들어올 예정이랍니다. 연말이라 물량이 많아 좀 오래 걸리는 듯... 덧글을 보니 더욱 기대되네요. 일부러 엠피삼도 안 찾아들었다는...

    여담이지만 요절한 가수 중 딱 한 명만 살린다면 전 프레디 머큐리요. 그가 90년대까지 살았어도 쌩쌩했을까, 하는 의구심도 약간은 들지만 아무래도 제 명에 못 떠난 가수 가운데서는 그의 목소리가 가장 아깝더군요. 뭐 이밖에도 마빈 게이나 카렌 카펜터, 커트 코베인, 엘리엇 스미스, 김광석 등등 너무 일찍 떠난 가수들은 정말 많지요. 휴.

    암튼 결론은, O Holy Night 좋아하신다면 Jon Secada의 버전을 꼭 들어보시길. 트레이시의 차분한 버전도 매력적이지만, 시카다 형님은 정말 문자 그대로 기똥차게 부른답니다. :)
  • 2010/02/24 16:29 # 삭제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nathan 2010/02/28 08:25 #

    말 그대로 음악다운 음악이죠. 덕분에 저도 오랜만에 다시 들어봤네요. 덧글 감사합니다. ^^
  • 왔다감 2010/03/07 00:55 # 삭제

    우와 이 노래 개막식때 듣고 엄청 오래 계쏙 머리에서 맴돌았었는데 간신히 찾았네여 ㅋㅋ 근데 남잔줄알았었는데 여자였넹 ㅋㅋㅋㅋ 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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